안부전화
TV를 끈다
커튼 밖 소음의 틈을 비집는다
잠시
어둠의 얼굴을 켠다
맨살 웃통에서 그녀의 가슴이 지나간다
잘못 거셨습니다
우물에서 꺼낸 두레박에
엄마가 떠올랐다
긴 끈에 목소리가 매달린다
꼬인 전화선을 풀고 싶었다
그녀가 머리를 풀고 있다
뚜 —
맞춤법 흩뜨린 인사가 자라고 있다
밥은 묵고 다니제
사흘 묵은 불면이 귀찮아진다
머리에서 젖은 받침 몇 개가 떨어진다
모음은 입안에서 소리를 꽉 깨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제 오전이 떠오르지 않는다
오후에 소화불량 약을 먹으며
낮잠을 잔 기억
밤이 졸며 잠의 낮을 잊는다
누가 켰는지 웃음 시끄러운 밤이 소파에서 깬다
그랬을까
혹
다른 곳이 아프신 것은 아니지요
그녀의 웃음이 생각나
그렇게 웃는다
소리 없이
모음을 문 채
입을 조금 움직인다
지워버린 전화번호
오전 내내
기억이 소화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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