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망
뱃속에 바오밥나무를 심었어요
푸른 잎이 채 푸르지 않아
내장이 썩는 기다림을 지나왔어요
썩고 나면 남는 그림자를 어쩌지 못해
그냥 끌고 다녔어요
자꾸 넓어져야 하는 마음이라 해도
두근거림 하나 곁에 두고 싶었어요
보이지 않는 것을 느끼는
그런 표식으로
추워지는 입김에 손을 불고 나면
겨울에 손끝이 매달렸어요
푸르기도 전에 뼈처럼 남아
멀리, 그러나 놓아주지 않는 그림자도
따라왔어요
발걸음을 멈추고
맥박을 기다렸어요
귓속에 마른 씨가 굴러다녀요
누구에게라도
하소연하고 싶어졌어요
때로 배 아픈 순간은
골라 먹고 피해 마신 것을 생각했어요
소화불량도 아닌데 소화약을 먹고
입에 쓴 좋은 약처럼
썩어가면서
배보다 커진 바오밥나무의
빈 울음을 들었어요
아니,
속 빈 바오밥나무의 갈증 같아요
마른 목소리로 목을 잠그고
또 메말라
껍질처럼 떨어지는 살갗에
매일 메아리가 흔들린다고
언제가 될지 모르는
딱딱한 시간을
삭히고 있어요

댓글 · Comments
댓글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