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 시

오후의 산책

김 명주

비가 내린다 손톱이 길게 자랐다 조금씩 떨어져 나가는 거리들이 한곳으로 모아지지 않았다 걷는 동안 닿지 않은 곳만 다다랐다 쓸어 모은 손톱 끝에 피가 보였다 짧아진 목적지는 자꾸 골목을 구부리고 벽을 만나게 한다 꿈을 늘이고 나면 잠이 짧아진다 단단한 바람에 낡은 골목은 깊고 깜깜해진다 어둠 속에서 섬을 그리고 나면 점이 남았다 수많은 점들을 모아 비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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