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집 · 시조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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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시조 작품집Korean Sijo Anthology

한국작가회의 미주지회

Writers Association of Korea — USA Chapter

수록 작품 5

시조 · 1

송이, 꽃이 핀다 술에 취해

김 명주

송이, 꽃이 핀다 술에취해 목타는 소리남아 산등성에 숨이 차고 먼 숲이 자라나고 잊고있던 강 따라와 문열어 가을이 피고 꽃이취해 숨는다 손에 들린 시냇물은 달도 담고 시도 녹아 흐르는 잔소리에 새 울음이 따라온다 너에게 산을 남기고 가을이 비틀거린다 한잔에 외로우니 두잔에도 외롭다 내게준 너의체취 흔들려 멀어지고 살가운 옛적 귀엣말 꽃이핀다 향기로

시조 · 2

산 속에서

김명주

저녁은 바람에 밀려 산 끝자락 멀어진다 노을을 바라보다 오늘이 산에 묶여 지고 온 배낭 속에서 마음을 풀지 못한다 발길이 멈춘 곳 물이 쌓이고 길은 지고 숨 막혀 넘쳐 흐른 어둠도 쌓인다 잠긴 달 연못을 띄워 숲들이 자라난다 아무 것도 잊지 말고 아무것도 보내지 말고 저녁마다 이별은 산 넘어 하루 넘어 말 없는 그대가 보여 침묵에서 마주하는 지

시조 · 3

고등어 한 상자

인은주

배가 막 들어온 이른 아침 부두에서 푸른 물결 뒤집어쓴 고등어를 보았다 무엇에 이끌린 듯이 그 푸름을 사버렸다 고등어 한 상자에 바다가 두 상자 청춘이 돌아온 듯 마음에 물이 올라 먼 바다 모험이 담긴 이야기도 데려왔다 투명한 비늘 하나 손등에서 반짝이고 새파란 비린내가 몸 안으로 사라졌다 세상의 모든 골목이 파도처럼 보였다

시조 · 4

동짓달 기나긴 밤을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봄바람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사랑하는 님 오신 밤이거든 굽이굽이 펴리라

시조 · 5

환절기를 걷다​

김경태

1. 벚꽃은 흩날리고 떠나는 너의 뒷모습은 출항하는 바다에 비친 등불을 닮았다 괜찮다, 거짓말하며 돌아서는 발걸음 ​ 2. 도망치고 싶었다, 장마철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겠다는 편지 속 글귀들이 책갈피 단풍잎처럼 말없이 부스러진다 ​ 3. 여민 옷깃을 풀고 달빛에 기대어 본다 푸른 입맞춤으로 타들어 가는 눈물을 지나는 이 계절 끝에 남겨 둔다, 바람이 차다 ​ ​ 202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당선작 [출처] 2020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 환절기를 걷다/ 김경태

한국작가회의 미주지회 · 2026 시조 작품집 (초안)